본문 바로가기

삶&건강 in Life

<나만의 책> 말하지 못하는 인간은 죽는다

< 나만의 책 >, 베르나르 베르베르, 『 상상력 사전 』. p629, 열린책들, 2011. 3

 

 

 

본원적인 의사소통

 

13세시에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프리드리히 2세는 인간이 타고 나는 <자연 그대로의> 언어가 어떤 것인지를 알기 위해 한 가지 실험을 했다. 그는 아기 여섯 명을 영아실에 넣어 두고, 유모들에게 아기들을 먹이고 재우고 씻기되 절대로 아기들에게 말을 하지 말라고 명령했다. 프리드리히 2세는 그 실험을 통해 아기들이 외부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은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선택하는 언어가 어떤 것인지를 알아내고 싶어 했다. 그는 그 언어가 그리스어나 라틴어가 되리라고 생각했다. 그가 보기엔 오로지 그것들만이 순수하고 본원적인 언어들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 실험은 황제가 기대한 결과를 보여주지 않았다. 어떤 언어로든 말을 시작하기 아기가 하나도 없었다. 뿐만 아니라d, 여섯 아기들 모두 날로 쇠약해지다가 결국은 죽고 말았다,

 

아기들이 생존하는 데는 의사소통이 반드시 필요하다. 젖과 잠만으로 충분치 않다. 케뮤니케이션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요소다.

 

출처: 네이버 블로그 '양국진스피치아카데미'


BOOKRO썰

 

: 말하지 못하는 인간은 죽는다

 

하지 말아야 할 이 실험에서 우리가 유추할 수 있는 몇 가지를 추려보자. 언어의 실험이라고 하지만 <유아 학대>라고 볼 수밖에 없다. 유모의 돌봄이 있었지만 거기에는 가장 중요한 아이들이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했다는 것이다. 말하지 않는 인간이라니! 언어가 배움을 통해 습득되어진다는 기본 상식을 무시한 왕이라니! 그리고 자기가 쓰는 언어가 <자연 그대로의>언어라니! 너무도 어처구니가 없다. 예수는 아람어, 공자는 광둥어, 부처는 인도어, 그리고 소크라테스만 그가 생각하는 그리스어를 썼을 것이다. 그런데 라틴어나 그리스어가 세계의 중심 언어가 되고 아이들이 처음부터 배우지 않아도 그 말을 쓸 것이라는 발상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물론 커뮤니케이션이 입으로 표현되는 언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언어는 말과 몸짓 언어 외 다양한 형태의 언어가 존재한다. 그런데 사람이 말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외부와의 소통뿐만 아니라 자신과의 소통에서도 어려움을 느끼고, 정신적 육체적 성장이 더딜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성장이 더딘 지진아들은 말을 거의 못한다는 대표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언어로 소통하는 것은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고도의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것이다. 말하지 못하는 인간은 결국 건강한 의사소통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병들고, 방치하면 죽을 수 밖에 없는 것은 정한 이치다.

 

신성로마제국 호엔슈타우펜 왕조의 마지막 왕인 프리드리히 2세는 시칠리아 왕가 출신인 모친의 상속을 받아 시칠리아 왕을 겸했다. 프리드리히 2세 사후死後 왕위는 에스파냐의 아라곤가로 옮겨지고 독일에서는 정통 황제가 없는 이른바 대공위 시대가 열렸다. 그가 한 왕조의 마지막 황제가 되었다는 게 우연한 일이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