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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

<나만의 책> 화두話頭 화두話頭는 선禪 불교에서 논리의 한계를 깨닫게 해주려고 던지는 역설적인 문장이다. 얼핏 들으면 터무니없는 말같이 보이는 문장이 우리의 정신으로 하여금 새로운 태도와 움직임을 취하도록 요구한다. 그리고 정신적 체조의 목적은 우리의 정신을 일깨워 현실을 새롭게 인식하게 해주는 데 있다. 이런 이유로 지나치게 경직된 사고를 지난 사람에게 고통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 고통은 경직된 흑백 논리에서 나온다. 통상적으로 우리의 정신은 흑과 백, 선과 악, 좌와 우, 참과 거짓 등로 사실을 명확히 구분하기 좋아하는 것이다. 화두는 우리로 하여금 이러한 사고의 통상적인 궤도를 벗어나게끔 강요한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라고 말 할 수 있다. 다음은 화두의 몇 가지 예이다. 더 이상 아무 것도 못하게 되었을 때, 우.. 더보기
<나만의 책> 말하지 못하는 인간은 죽는다 본원적인 의사소통 13세시에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프리드리히 2세는 인간이 타고 나는 언어가 어떤 것인지를 알기 위해 한 가지 실험을 했다. 그는 아기 여섯 명을 영아실에 넣어 두고, 유모들에게 아기들을 먹이고 재우고 씻기되 절대로 아기들에게 말을 하지 말라고 명령했다. 프리드리히 2세는 그 실험을 통해 아기들이 외부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은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선택하는 언어가 어떤 것인지를 알아내고 싶어 했다. 그는 그 언어가 그리스어나 라틴어가 되리라고 생각했다. 그가 보기엔 오로지 그것들만이 순수하고 본원적인 언어들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 실험은 황제가 기대한 결과를 보여주지 않았다. 어떤 언어로든 말을 시작하기 아기가 하나도 없었다. 뿐만 아니라d, 여섯 아기들 모두 날로 쇠약해지다가 결국은 죽고.. 더보기
<나만의 책> 인간은 자신의 욕심대로 착각하고 실수한다 페리숑 씨의 콤플렉스 19세기 프랑스의 극작가 외젠 라비슈는 「페리숑 씨의 여행」이라는 희극 작품에서 인간의 묘한 심리를 드러내는 한 가지 행동을 흥미롭게 묘사하고 있다. 그가 말하고 있는 것은 일견 이해하기 어려우면서도 알고 보면 아주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행동, 바로 배은망덕이다. 파리의 부르주아 페리숑씨는 아내와 딸을 데리고 알프스로 여행을 떠난다. 딸에게 반한 두 젊은이 아르망과 다니엘도 딸에게 청혼할 기회를 얻기 위해 페리숑 씨 가족과 동행한다. 일행이 라 불리는 알프스 빙하 근처의 한 산장 여관에 묵고 있던 어느 날, 페리숑씨는 승마를 하다가 말에서 떨어진다. 바로 옆에 낭떠러지가 있다. 그가 데굴데굴 굴러 떨어지고 있는데 때마침 아르망이 달려들어 그를 구해 준다. 아르망에 대한 딸과 아내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