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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in Book

<나만의 책> 3. 지상과 천상의 하모니

< 나만의 책 >  칼 세이건 ,  『 코스모스 』 , p720,  사이언스 북스 , 2006. 12

 

 

3. 지상과 천상의 하모니

 

네가 천상의 운행 법칙을 결정하고 지상의 자연 법칙을 만들었느냐? -욥기

 

사람과 다른 피조물이 맞게 되는 안녕과 재앙은 하나 같이 일곱과 열둘의 조화에서 나오는 것이다. 황도 12궁은 종교에서 이야기하듯 광명의 편에 서서 세상을 다스리는 열 두 명의 장군을 일컫는다. 그리고 일곱 행성은 암흑의 편에 있는 일곱 명의 장수라고 한다. 일곱 행성은 모든 피조물을 박해하고 그들을 죽음과 죄악의 구렁으로 몰아넣는다. 황도대의 열 두 별자리와 일곱 행성 조화가 세상의 모든 운명을 결정하는 것이다. -조로아스터, 메노크 이 크라트

 

세상의 모든 것들은 자기 나름의 신비한 본성을 갖고 있다. 밖으로 드러나는 각자의 고유한 행동 양식은 바로 그 본성에서 비롯되는 것이다.”라고 누가 이야기한다면 나는 그것이 세상에 관한 설명이 전혀 되지 못한다고 말할 것이다. 온갖 현상들에서 두 세 가지의 일반 원리를 찾아내고, 모든 물체들의 성질과 그들의 상호 작용이 앞에서 찾아낸 원리들에서 어떻게 비롯되는지를 설명할 수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세상을 향한 위대한 이해의 첫 발을 내딛었다고 할 수 있다. -아이작 뉴턴, 광학

 

새가 왜 노래하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왜냐면 노래하도록 만들어진 피조물이다. 노래함이 새들에게 곧 기쁨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왜 인간이 하늘의 비밀을 헤아려 보려고 골머리를 썩이는지 궁금해 할 필요가 없다. 자연의 현상은 다채롭기 이루 말할 수 없고, 하늘은 숨겨진 보물로 가득하다. 이는 오로지 인간의 정신이 새로운 양분을 취하는데 모자람이 없게 하기 위해서일 뿐이다. -요하네스 케플러, 우주 형상의 신비

 

116, 117

지구라는 행성 위에 있는 국가들의 국기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다. 미국 국기에는 별이 50개 있고, () 소련과 이스라엘 국기에는 1, 미얀마는 14, 그레나다와 베네수엘라는 7, 중국은 5, 이라크는 3, 상투메 프린시페는 2개가 있다. 일본, 우루과이, 말라위, 방글라데시, 대만의 국가에는 태양이 하나씩 그려졌다. 브라질 국기에는 천구天球가 그려져 있고, 오스트레일리아, 서사모아, 뉴질랜드와 파푸아뉴기의 국기에는 남십자성이 들어 있다. 부탄의 국기에는 지구를 상징하는 용의 여의주가 그려져 있고 캄보디아 국기에는 앙코르와트 천문 관측대가 그려져 있다. 인도, 대한민국, 몽골인민공화국이 국기에는 공통적으로 천체 상징물이 들어 있다. 사회주의 국가들 중에는 국기에 별을 쓴 경우가 특별히 많다. 이슬람 국가들은 초승달을 많이 쓴다. 모든 국기 중 거의 절반 정도에 천문학적 상징물이 들어 있는 셈이다. 이것은 문화권을 초월하고 사상을 넘어서 전 세계적으로 볼 수 있는 공통적인 현상이다.(중략)

 

저마다 하늘의 힘과 영원무변함을 현 국가 체제에 빗대어 보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인간은 코스모스에 연줄을 대고자 안달을 하며 산다. 우리도 그 큰 그림의 틀 속에 끼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정말연줄이 닿아 있었다. 그 연줄은 점성술에서 둘러대는 식의 개인적이고 자잘하며 상상력이 결여된 그런 수준의 관계가 아니었다. 인간과 코스모스의 관계는 물질의 기원을 통한 관계이다. 그것은 생명을 잉태할 수 있는 지구, 인류의 진화 그리고 우리의 운명이 걸린 지극히 심오한 연줄인 것이다.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1473-1543), 이미지 출처: https://ko.wikipedia.org

 

 

132

나는 위선을 행하라고 배운 적이 없다. 나의 신앙은 진지한 것이다. 나의 신앙이 농락의 대상이 될 수는 없다.” -케플러

 

138

거룩한 분의 섭리로 우리는 튀코 브라헤라는 성실한 관측자를 가질 수 있었다. 그의 관측 결과는 ...... 이 계산의 오차가 8분이라고 판단해줬다. 하늘이 주시는 선물은 감사히 받아들여야 마땅하거늘, ...... 내가 8분의 오차를 모른 체 할 수 있었다면 나는 내 가설을 땜질하는 식으로 적당히 고쳤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무시될 수 없는 성질의 오차였다. 바로 이 8분이 천문학의 완전 개혁으로 이르는 새로운 길을 내게 가르쳐 줬던 것이다.”

 

케플러는 천문학이라는 마구간에서 원형과 나선형을 쓸어 치우자, “손수레 한 가득 말똥만 남았다고 했다. 원을 길게 늘인 달걀의 모습을 그는 이렇게 말동에 비유했던 것이다.

 

139

자연의 진리가, 나의 거부로 쫓겨났었지만, 인정을 받고자 겉모습을 바꾸고 슬그머니 뒷문으로 들어왔으니,..... , 나야말로 참으로 멍청이였구나!”

 

139

케플러는 이렇게 해서 화성이 태양 주위를 공전할 때 원 궤도가 아니라 타원 궤도를 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다른 행상들의 궤도도 타원이기는 하지만 화성의 궤도보다 훨씬 더 원에 가깝다. ... 태양은 타원 궤도의 중심에 위치한 것이 아니라, 중심을 조금 비껴나간 초점에 자리한다. 행성과 채양 사이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행성은 더 빠른 속도로 움직인다. 행성이 태양에서 가장 먼 곳에 이르렀을 때 궤도 속도가 가장 느려진다. 이러한 운동 때문에 행성이 태양을 향해 떨어지는 중이지만, 절대로 태양으로 곤두박질하지는 않는다.

 

 

요하네스 케플러(1571-1630)와 튀코 브라헤(1546-1601),  이미지 출처: 네이버블로그 ‘아브다카다브라’

 

 

140.

1법칙. 행성은 타원 궤도를 따라 움직이고 태양은 그 타원의 초점에 있다.

 

141

2법칙. 행성과 태양을 연결하는 동경은 같은 시간 동안에 같은 넓이를 휩쓴다.

 

143

3법칙. 행성의 주기(행성이 궤도를 한 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를 제곱한 것은 행성과 태양 사이의 평균 거리를 세제곱 한 것에 비례한다. 즉 멀리 떨어져 있는 행성일수록 더 천천히 움직이되, 그 관계가 수학공식 P2(제곱)=a3(세제곱) (P는 행성의 공전 주기를 1년 단위로 표시한 것, a는 행성까지의 평균 거리를 천문단위로 잰 값이다.

 

146

이 소리들의 화음으로 인간은 영원을 한 시간 안에 연주할 수 있게 되었다. 비록 적게나마 지극히 높으신 신의 환희를 맛보게 됐다. ...... 이제 나는 이 거룩한 열광의 도가니에 나 자신을 고스란히 내어맡긴다. ......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고, 나는 펜을 들어 책을 쓴다. 나의 책을 요즘 사람들이 읽든 아니면 후세인들만이 읽든, 나는 크게 상관하지 않으련다. 단 한 사람의 독자를 만나기까지 100년을 기다린다 해도 나는 결코 서운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신께서는 당신을 증거 할 이를 만나기까지 6,000년을 기다리지 않으셨던가.” -케플러

 

152

어제는 하늘을 재더니, 오늘 나는 어둠을 재고 있다. 나는 뜻을 하늘로 펼쳤지만, 육신은 땅에 남는구나.”
-
케플러가 스스로 지은 비문

 

그는 마음에 드는 환상보다 냉혹한 현실의 진리를 선택한 사람이다.” -저자, 칼 세이건의 평가

 

뉴턴(1643-1727)과 아인슈타인(1879–1955), 이미지출처: http://www.astronomer.rocks/

 

156
뉴턴은 관성의 법칙을 발견했다. 움직이는 물체가 어던 다른 것의 영향을 받아 가던 길을 벗어나지 않는 한 계속 그 방향을 따라 직선으로 움직이려고 하는 성질을 관성이라 한다.

 

161

세상이 나를 어떤 눈으로 볼지 모른다. 그러나 내 눈에 비친 나는 어린아이와 같다. 나는 바닷가 모래밭에서 더 매끈하게 닦인 조약돌이나 더 예쁜 조개껍데기를 찾아 주우며 놀지만 거대한 진리의 바다는 온전한 미지로 내 앞에 펼쳐져 있다.” -뉴턴

 


 

BOOKRO 썰

: 이 장에서 소개된 세 사람, 튀코 브라헤, 케플러, 뉴턴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스쳐지나갑니다. 그 중 한 가지는 세상에 독불장군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케플러가 행성의 법칙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그의 이론을 뒷받침하는 튀코 브라헤 같은 탁월한 관측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 또한 케플러가 없었다면, 1666년의 발견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인간은 혼자인 것 같지만 연결되어져 있습니다. 그 연결이 끊기는 것이 죽음이지만, 그 죽음마저 영원한 세계와 연결된다면 인간은 결코 외롭지 않습니다. 그 외로움을 더욱 풍성하게 할 수 있는 것이 감사입니다. 내가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은 선조들의 삶이 바탕이 되었다는 감사입니다. 가깝게는 부모님, 멀리는 나보다 먼저 역사를 살다간 인류입니다. 인간은 각자의 삶을 살아가지만 서로 부지불식간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 수 밖에 없는 사회적, 역사적 동물입니다.